경북도청 소재 안동 풍천면, 차로 10여 분 거리까지 산불 번져... 일상 무너져
수요일인 26일 오후가 되자 돌풍이 불기 시작했다. 하늘이 흐려졌다. 핸드폰에서는 계속 재난 경보음이 울렸다(나는 핸드폰 확인을 잘 하지 않는 편이다). 잠시 뒤 아내에게 전화가 걸려 왔다.
"지금, 산불 때문에 난리라는데 괜찮아?"
"글쎄. 바람이 많이 좀 많이 부네."
아들은 태권도학원을 마치는 시간이 오후 4시 40분, 딸은 6시 10분이다. 하원한 아들과 함께 6시 10분까지 자전거를 타며 놀았다. 동네 아이들 둘이 함께였다.
그런데 이상하게 다른 때와 달리 밖에 아이들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6시 10분 딸이 탄 태권도학원차가 아파트 입구에 도착했다. 차를 운전한 관장님이 나와 함께 있는 아이들을 보자 깜짝 놀랐다.
"집에 있어야지. 밖에서 놀면 어떡해. 빨리 집으로 들어가야지."
곧 집에 도착한 아내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아파트 주민 중 한 분이 물까지 챙겨서 집을 떠나던데, 우리는 괜찮은 거야?"
뉴스를 확인하니 안동 하회마을 근처까지 불길이 접근했다는 소식이었다. 경북도청신도시(경북 안동 풍천면) 내에 있는 우리집에서 하회마을까지는 7km, 차로 12분이었다. 위기를 느낄 만한 상황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