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팹리스 ‘창업부터 성장까지’ 전주기 지원한다

김하늘

입력 2021-11-19 16:26:55

정부가 중소 팹리스(반도체 설계 업체) 기업의 창업부터 성장까지 전주기를 촘촘하게 지원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시스템반도체 중소 팹리스의 초기 투자 비용을 낮추기 위해 내년부터 ‘공동 설계자산(IP) 플랫폼’을 구축한다.

또 국내 모든 파운드리(위탁생산업체) 기업이 참여하는 ‘대중소 상생협의체’를 출범시켜 대기업인 파운드리와 중소 팹리스 간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18일 연세대학교에서 열린 ‘제16차 BIG3 혁신성장 추진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시스템반도체 중소 팹리스 지원방안’을 발표했다.

▲ 권칠승 중기부 장관이 지난 9월 29일 서울대 반도체공동연구소에서 열린 ‘시스템반도체 중소 팹리스 현장 간담회’를 마친 뒤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사진=중소벤처기업부)

시스템반도체는 다품종 소량 생산의 특성과 연구개발 중심의 경쟁력이 중요하다는 점에서 주로 벤처·스타트업인 팹리스가 미래 먹거리 창출을 주도할 수 있는 분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팹리스 산업은 초기 투자비용이 높고 안정적인 판로확보도 어려워 국내 기업 수가 줄고 있고 영세성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정부지원 확대가 지속 요구돼 왔다.

특히 세계적인 반도체 공급난으로 혁신역량을 보유한 팹리스 창업기업들이 신기술을 개발하는 데에 높은 장벽으로 가로막혀 있으며 내년부터 국내 파운드리의 시제품 공정이 축소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팹리스 업계를 중심으로 우려가 높은 상황이다.

이에 중기부는 국내 팹리스 및 파운드리 기업 등과 차례로 토론회를 열고 중소 팹리스의 3대 애로사항 해소방안을 마련했다.

중소 팹리스의 생태계 진입 촉진

정부는 내년에 ‘공동 IP 플랫폼’(Common IP Bank)을 구축해 IP 국산화 개발과 해외 IP 구매·제공의 플랫폼으로 운영한다.

팹리스 기업이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설계에 필요한 설계자산(이하 IP)과 설계자동화S/W(이하 설계툴)가 필요하지만 국내는 공급기업이 부족하고 개발 여건도 미흡해 거의 해외에 의존하는 실정이다. 또 만성적인 중소 팹리스의 설계인력 부족 문제와 정부의 자금지원 현실화도 꾸준히 제기돼 왔다.

중기부는 내년부터 반도체 관련 전문성을 보유한 기관을 공동 IP 플랫폼(Common IP Bank)으로 지정하고 IP 공동구매와 국내 개발을 추진한다.

또 팹리스 설계인력 부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내년 상반기에 초급인력 양성을 위한 단기 교육과정을 신설하고 팹리스 창업기업 보육과 실습공간을 한 곳으로 연계한 ‘팹리스 랩허브(Lab Hub)’도 구축한다.

팹리스의 기술개발 결과물에 대한 정당한 가치를 평가해 자금조달을 촉진하고 유망 창업기업에 사업화 자금 등의 지원을 확대할 방침이다.

중기부는 팹리스 창업기업에 대한 정부지원 강화를 통해 2030년까지 국내 팹리스 기업이 지금보다 2배(300개) 가량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중소 팹리스의 파운드리 수급난 완화

중기부는 팹리스의 개별 파운드리 발주형태를 개선해 여러 팹리스가 공동으로 발주하는 ‘묶음발주’를 내년 도입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파운드리와 협력관계를 가진 디자인하우스가 참여한다.

팹리스는 생산공장을 보유하지 않고 설계만 전문으로 하는 특성을 갖고 있어 반도체 칩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대기업이 영위하는 생산전문기업인 파운드리에 생산을 위탁해야 한다. 그러나 전 세계적인 파운드리 공급난이 지속돼 발주 물량이 적은 중소 팹리스는 생존의 위협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국내 모든 파운드리 기업이 참여하는 시스템반도체 분야 대중소 상생협의체를 내년 1월부터 가동한다. 협의체를 통해 팹리스의 연간 시제품 위탁 수요를 정기적으로 조사해서 파운드리 공정에 반영하고 중소 팹리스와 파운드리와의 협력과제를 발굴하는 등 상시 소통·협력채널로 활용할 계획이다.

정부가 시설과 장비를 지원해 구축한 공공나노팹의 기능도 강화한다. 이를 통해 내년 하반기 예정된 나노종합기술원(대전)과 한국나노기술원(수원) 등의 기능 고도화가 완료되면 중소 팹리스의 시제품 수요도 일부 충족될 것으로 중기부는 예상하고 있다.

대·중견기업과의 협력 플랫폼 조성

그동안 가전, 완성차 등에 필요한 시스템반도체는 성능에 대한 높은 검증 등으로 대기업 등과의 공동개발이 어려운 실정이었다. 이로 인한 수요처 확보도 어려워 국내에서는 공동 사업화를 통한 성공모델 창출이 부족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중기부는 ‘대-스타 해결사 플랫폼’을 시스템반도체 분야로 확대해 8개 과제를 발굴했으며 내년부터 본격 지원할 계획이다.

대기업 등에 필요한 기술·제품·서비스 등을 보유한 중소 팹리스를 개발단계부터 참여시켜 선정된 중소 팹리스에 사업화자금과 테스트베드 및 멘토링 등을 제공한다.

또 내년부터 수요를 확보한 중견 팹리스 기업 등의 R&D과제에 4개 이내의 중소 팹리스가 공동으로 참여하는 ‘컨소시엄형 기술개발사업’도 도입하기로 했다. 이는 그동안 단기·소액의 개별 기업 지원에 대한 한계를 보완하기 위한 것이다. 중기부는 내년에 10개 과제를 선정해 4년간 최대 40억원의 R&D자금을 지원할 방침이다.

권칠승 중기부 장관은 “이번 지원방안은 대중소 상생으로 중소 팹리스의 파운드리 수급난을 낮추고 설계부터 생산, 판매에 이르기까지 더욱 촘촘하게 중소 팹리스에 대한 전주기 지원체계를 갖춘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지원방안이 현장에 제대로 안착될 수 있도록 대중소 상생 노력을 더욱 강화하고 관련부처와도 긴밀히 협의해 차질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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